NOV 2018 / WORKS
PART 2
[CONTENTS]
- 커피나무 THE COFFEE TREE
얇은 몸통에 가지마다 달린 나뭇잎과 열매가 특징인 아라비카 커피나무는 언뜻 보면 그 모양새가 서로 비슷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떤 품종의 아라비카인지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다. 품종마다 열매의 종류와 색이 다르며, 열매가 한쪽 가지에 몰려있는 커피나무도 있고...
커피나무
얇은 몸통에 가지마다 달린 나뭇잎과 열매가 특징인 아라비카 커피나무는 언뜻 보면 그 모양새가 서로 비슷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떤 품종의 아라비카인지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다. 품종마다 열매의 종류와 색이 다르며, 열매가 한쪽 가지에 몰려있는 커피나무도 있고, 반대로 가지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달려있는 커피나무도 있다.
커피나무는 품종에 따라 나뭇잎의 모양도 다르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해당 품종의 커피를 추출했을 때 어떤 맛이 나느냐다. 커피는 품종마다 향미의 특성과 마우스필이 다르다. 하지만 대다수의 커피 생산자들은 재배할 커피의 품종을 선택할 때 향미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지 않는다. 커피 재배를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커피 나무의 수확량이나 병충해 내성이 더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커피 생산자들마다 기준이 조금씩 다를 수는 있겠지만, 어떤 품종을 선택하느냐가 생산자의 수익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만은 명백한 사실이다.
커피씨앗이 커피나무가 되는 과정
일반적으로 커피를 생산하는 농장에서는 농지에 커피나무를 심기 전에 묘포(Nursery)에 커피묘목을 키운다. 영양부닝 풍부한 묘포 토양에 커피씨앗을 심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싹을 틔운다. 씨앗은 줄기가 성장하면서 땅 위로 올라오는데, 이 단계의 커피씨앗을 솔저(Soldier)라고 부른다. 솔저는 가늘고 푸른 줄기 끝에 씨앗이 붙어있는 신기한 모습을 하고 있다. 며칠이 지나면 씨앗이 벌어져 떡잎이 나오고, 이후 약 6 ~ 12개월의 빠른 성장을 거치면 묘포에서 농장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으로 재배된다.
커피를 재배하는 일은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긴 시간이 소요된다. 새로 심은 커피나무가 제대로 열매를 맺기까지는 대략 3년 정도가 걸린다. 농부들이 커피를 재배하기로 결심하기까지는 많은 고민이 따른다. 따라서 어렵사리 결정한 커피 재배를 포기하는 농부가 있다면, 향후 커피를 다시 재배하도록 설득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커피나무 병충해
커피나무는 다양한 병충해에 걸리기 쉽다. 대표적으로 두 종류가 있는데 바로 커피녹병과 커피열매천공충이다.
커피녹병 COFFEE LEAF RUST
'로야(Roya)'라는 이름으로도 널리 알려진 커피녹병은 커피나무의 이파리에 오렌지색 병변을 일으키는 녹병균인 헤밀레이아 바스타릭스(Hemileia Vastatrix)에 의한 병충해를 말한다. 이 병충해에 걸리면 광합성 활동이 저해되며 나뭇잎이 떨어져 결국 커피 나무가 말라 죽게 된다. 1861년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커피녹병이라는 병명이 처음으로 등록되었지만,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된 것은 커피녹병이 스리랑카의 대규모 커피농지를 강타한 이후였다.(스리랑카의 커피농지는 커피녹병으로 인해 약 10년 동안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1970년에는 아프리카의 카카오 씨앗을 배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브라질까지 커피녹병이 퍼지게 되었고, 머지않아 중미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커피 녹병은 현재 세계의 모든 커피 생산국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기후변화에 따른 고온현상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일부 중미 국가의 경우 커피녹병으로 입은 피해 때문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커피열매천공충 COFFEE BERRY BORER
'브로카(Broca)'라고도 불리는 커피열매천공충은 커피체리 안에 알을 낳는 조그만 벌레(학명 Hypothenemus Hampel)를 말한다. 알에서 나온 유충들이 커피체리를 갉아먹어 작물의 수확량과 품질에 피해를 입힌다. 아프리카 태생인 이 벌레는 현재 세계 커피작물에 가장 큰 해를 끼치는 병충으로 악명이 높다. 화학살충제, 트랩, 생물학적 방제등 여러 방법을 동원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꽃과 열매
대부분의 커피나무는 일 년에 한 번 커피를 수확한다. 일부 국가에서는 일 년에 두 번 커피를 수확하기도 하지만 두 번째에 수확되는 열매는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고 품질이 떨어진다. 커피 재배는 장기간에 걸친 우기에 시작된다. 우기에 핀 커피꽃은 이내 자스민과 유사한 향을 뿜으며 만발하게 된다. 벌과 같은 곤충류에 의해 수분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아라비카 커피나무는 자가수분이 가능한 식물이다. 꽃이 약천후에 휩쓸려 나무에서 떨어지거나 하지 않는 이상 무조건 열매를 맺는다는 얘기다. 커피를 수확하기까지는 약 9개월 시간이 필요하며, 열매마다 익는 정도가 다르다. 때문에 커피 생산자는 몇몇 덜 익거나 너무 익은 열매를 포함해 모두 한번에 수확할지, 아니면 사람을 고용하고 여러 번 채집 작업을 해서 최적의 커피를 수확할지 선택해야 한다.